위왕(魏王)이 진(秦)나라와 가까이하려 하면서도 제(齊)나라를 싫어하였다. 이에 사람을 보내 제왕(齊王)을 유세하게 하여 말하였다. “위왕이 진나라와 가까이하려 하면서도 제나라를 싫어하오니, 원하건대 대왕께서는 이 일을 잘 살피소서.” 제왕이 말하였다. “위왕이 진나라와 가까이하려 한다는 말은 내가 들은 바 있으나 감히 쉽게 믿지 못하였소. 그런데 이제 그대가 와서 이 말을 하니, 내가 비로소 위왕이 과연 제나라를 싫어한다는 것을 알겠소.” 사자가 말하였다. “제가 듣건대, 지혜로운 자는 때를 거스르고 이익을 버리지 아니하며, 용감한 자는 죽음을 두려워하여 명예를 망치지 아니하며, 충신은 몸을 먼저 돌보고 임금을 뒤로 하지 아니한다고 하였습니다. 지금 위왕이 진나라와 가까이하려 하는데, 대왕께서 위나라의 지지를 얻고자 하신다면 진나라와 교류하심만 같지 못합니다. 만약 위나라가 진나라와 가까워지면 제나라에 화가 있을 것입니다. 대왕께서는 겉으로는 위나라의 청을 허락하시면서 속으로는 진나라와 결교하소서. 그러면 위나라는 진나라에 의지하여 제나라를 섬기게 될 것이니, 제나라는 든든해질 것입니다.” 제왕이 말하였다. “좋소.” 이에 위나라의 청을 허락하였다.
💡 商战启示录
이 책략에서 위나라 사자는 ‘동성격서(聲東擊西)’와 ‘세력 빌리기’의 지혜를 교묘히 활용하여, 제왕에게 ‘위가 진과 친교를 맺고자 한다’는 정보를 전함으로써 제왕으로 하여금 ‘겉으로는 위를 따르고 속으로는 진과 결탁하는’ 방안을 받아들이게 하였다. 그리하여 위나라는 제를 불쾌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진의 지지를 얻을 가능성을 확보하는 균형을 이루어냈다.
현대의 상전(商戰)에서 이 책략은 흔히 ‘전략적 모호성’과 ‘다자간 게임’으로 나타난다. 예컨대 어떤 기술 기업은 경쟁사와 협상할 때 일부러 다른 거대 기업과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를 흘려보내 상대방이 협력 조건에서 양보하도록 압박하는 동시에, 은밀히 제3자와 동맹을 맺어 자신의 협상력을 높인다. 또 다른 예로, 공급망 관리에서 기업은 여러 공급업체에 동시에 ‘거래처를 바꿀 수도 있다’는 신호를 보내 각자 더 나은 가격이나 서비스를 제시하게 만들고, 자신은 유연한 선택권을 유지한다.
다만 ‘과도한 허세’가 신뢰를 해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마치 제왕이 사자의 계책을 간파한다면 위나라는 진퇴양난에 빠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상전에서 이 책략을 쓸 때의 핵심은 ‘허와 실의 결합’에 있다. 정보의 투명성을 적절히 조절하여 상대에게 압박감을 주면서도 여지를 남겨, 궁극적으로 상생 또는 자신의 이익 극대화를 이루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