秦가 초나라를 공격하려 했으나 초나라의 병력이 강함을 우려하여, 장의를 보내 초나라 회왕을 유세하게 하였다. “대왕께서 만약 제나라와 동맹을 끊고 국경의 통로를 닫으신다면, 신이 상우 땅 육백 리를 바치고 진나라의 여인으로 대왕의 시첩을 삼게 하여, 진초 양국이 혼인으로 맺어져 영원히 형제의 나라가 되리이다.” 회왕이 크게 기뻐하며 허락하였다. 여러 신하들이 모두 와서 축하하였으나, 진진만이 홀로 애도하였다. 왕이 노하여 묻기를 “내가 한 병사도 쓰지 않고 육백 리 땅을 얻었거늘, 너는 어찌하여 애도하느냐?” 하였다. 진진이 대답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보건대 상우의 땅은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제나라와 진나라가 연합하게 될 것이며, 제나라와 진나라가 연합하면 화가 이르게 됩니다.” 왕이 묻기를 “무슨 까닭이 있는가?” 하였다. 진진이 말하였다. “진나라가 초나라를 중히 여기는 까닭은 초나라가 제나라를 동맹으로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만약 제나라와 단교하면 초나라는 고립됩니다. 진나라가 어찌 고립된 나라를 탐내어 공짜로 육백 리 땅을 주겠습니까? 장의가 진나라에 돌아간 뒤에는 반드시 대왕을 배반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북으로는 제나라와 단교하고, 서로는 진나라의 화를 불러들이니, 두 나라의 군대가 반드시 함께 이를 것입니다.” 왕이 듣지 않고, 굴개를 보내 서쪽으로 가서 땅을 받게 하였다. 장의가 진나라에 돌아간 뒤, 거짓으로 수레에서 떨어져 병을 칭하고 조정에 나아가지 않았다. 초나라가 사람을 보내 땅을 요구하자, 장의가 말하였다. “내가 초왕과 약속한 것은 육 리요, 육백 리라는 말은 듣지 못하였소.” 초나라 사자가 분노하여 돌아가 보고하였다. 왕이 크게 노하여 군사를 일으켜 진나라를 공격하였다. 진나라가 제나라와 연합하여, 초나라는 두릉에서 크게 패하였다.
💡 商战启示录
이 책략은 상전(商戰)에서의 ‘정보 비대칭’과 ‘경솔한 신뢰’가 지닌 치명적 함정을 폭로한다. 진(秦)은 ‘허황된 이익’으로 초(楚)를 유인하여 스스로 핵심 동맹인 제(齊)와의 관계를 끊게 하였으니, 이는 현대 비즈니스에서 말하는 ‘성동격서(聲東擊西)’ 또는 ‘이간계(離間計)’의 전형적 원형이라 할 수 있다. 예컨대, 어떤 기술 대기업은 경쟁사를 타격하기 위해 자주 허위 협력 의사나 인수설을 흘려 상대방이 기존의 전략적 파트너를 포기하도록 유도한 뒤, 그가 고립된 이후에 압박하거나 삼켜버린다. 초 회왕(楚懷王)의 패인은 ‘육리(六里)’와 ‘육백리(六百里)’의 본질적 차이를 분별하지 못한 것, 즉 상대방의 약속에 대한 신뢰도와 이행 능력을 검증하지 않은 데 있었다. 현대 기업의 의사결정에서 매혹적인 ‘상우지지(商於之地)’—가령 거액의 주문이나 독점 대리권—를 마주할 때에는 진진(陳軫)처럼 경계심을 유지하며 ‘반사실적 추론(反事實推理)’을 해야 한다. 만약 상대가 진심으로 이익을 준다면, 어찌하여 내게 기존의 생태계를 깨뜨리라고 요구하겠는가? 동시에 ‘정보 시스템’과 ‘위험 관리 체계’를 구축하여 협력 상대의 배경과 과거 신용을 검증함으로써, 단기적 이익 때문에 장기적 전략 동맹을 잃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상전에서의 ‘합종연횡(合縱連橫)’은 본질적으로 이익 게임이자 신뢰 관리이며, ‘장의(張儀)’식 상대를 경솔히 믿으면 가벼우면 영토를 잃고, 무거우면 붕괴에 이른다. 오직 ‘싸우지 않고 적의 군대를 굴복시키는’ 지혜를 ‘경솔히 믿지 않고 동맹을 공고히 하는’ 절제력으로 전환할 때에야 비로소 복잡한 시장 속에서 불패의 지위를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