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환의 제안은 초국적 협력에 있어 인사 배치의 지혜를 드러낸다. 즉, 핵심 파트너 사이에 ‘강한 자’가 아닌 ‘나에게 가까운 자’를 심어두라는 것이다. 현대 비즈니스에서 합작투자나 공급망 협력은 종종 유사한 선택에 직면한다. 예를 들어, 어느 중국 자동차 기업이 유럽 브랜드와 합작할 때, 기술적으로 최고이지만 중국 문화와는 거리가 먼 임원을 파견한다면 소통의 장벽을 초래할 수 있다. 반면, 현지 시장에 정통하면서도 외국 측 체계에 익숙한 ‘향수식’ 인재를 선택한다면 양측의 이익을 균형 있게 조율하고 협력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국경 간 인수합병 이후 모기업이 흔히 ‘자기 사람’을 요직에 앉히지만, 그 사람이 현지 시장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실패를 자초한다. 범환의 통찰은 이러하다. 파트너 관계의 핵심 자리에는 단순히 능력이 가장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양측과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을 배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 경영자가 협상 과정에서 후보자의 전문적 역량만 평가할 것이 아니라, 그 정치적·관계적 네트워크를 분석해야 함을 요구한다. 이는 범환이 감무의 ‘현명함’과 ‘친밀함’을 함께 평가한 것과 같다. 결국 초왕은 이 책략을 채택함으로써 진(秦)이 감무로 인해 초(楚)에 대한 견제력을 강화하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오늘날의 기업은 이러한 ‘관계 우선’의 의사결정 논리를 배워야 하며, 글로벌 배치에 있어 인사 임명을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닌 전략적 게임의 일환으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