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의가 진나라를 위해 합종을 깨뜨리고 연횡책을 펴며 연왕에게 말하였다.
"대왕께서 가장 가까이하는 제후는 조나라보다 더한 이가 없습니다. 옛날 조나라 왕이 그의 누이를 대왕의 아내로 시집보내고 대나라를 병탄하려 하여 대왕과 구주 요새에서 회견하기로 약속하였습니다. 그는 장인을 시켜 금두를 만들게 하되 자루를 매우 길게 하여 사람을 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조왕이 대왕과 술을 마실 때 은밀히 요리사에게 일렀습니다. '술이 무르익을 때쯤이면 뜨거운 국을 올리되, 그 틈을 타서 금두를 뒤집어 대왕을 치라.' 이에 술이 한창 무르익었을 때 요리사가 뜨거운 국을 올리고 대왕이 국을 마실 때를 틈타 금두를 뒤집어 그를 치니 대왕의 뇌수가 땅에 흩어졌습니다. 조왕의 누이가 이 소식을 듣고 비녀를 갈아 뾰족하게 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마계산이 있으며 천하에 모르는 이가 없습니다. 조왕은 흉악하고 포악하며 육친도 돌아보지 않으니 이는 대왕께서 직접 목격하시고 분명히 아시는 바입니다. 또한 조나라가 아직 멸망하지 않은 까닭은 연나라가 방패가 되어 주기 때문입니다. 지금 조나라는 대나라를 병탄하려 하면서도 연나라가 약하다고 여겨 감히 연나라에 군사를 쓰지 못하는 것입니다. 만약 조나라가 강성해진다면 연나라는 반드시 조나라에 병탄될 것입니다. 지금 대왕께서 조나라와 가까이하시기를 수족과 같이 하지만 조왕은 끝내 연나라를 가까이할 뜻이 없고 오히려 연나라를 병탄하려 합니다. 대왕께서 만약 진나라를 섬기지 않으시면 진나라가 운중과 구원에서 군사를 내어 조나라를 몰아 연나라를 치게 하리니, 그러면 역수와 장성은 다시는 대왕의 것이 아닐 것입니다. 게다가 지금 조나라는 진나라에 있어 군현과 같아 감히 가볍게 움직여 군사를 일으키지 못합니다. 지금 대왕께서 만약 진나라를 섬기시면 진왕이 반드시 기뻐하고 조나라는 감히 가볍게 움직이지 못하리니, 이렇게 되면 연나라는 서쪽으로 강한 진나라의 원조를 얻고 남쪽으로 제나라와 조나라의 화근이 없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원하옵건대 대왕께서는 이 일을 신중히 헤아려 주십시오."
연왕이 말하였다.
"나는 오랑캐 땅에 처해 있어 비록 대장부의 몸이나 지혜는 어린아이와 같아 말로는 정도를 구할 수 없고 꾀로는 큰일을 결단할 수 없습니다. 지금 귀한 손님이 다행히 나를 가르쳐 주시니 나는 나라를 바쳐 서쪽으로 진나라를 섬기고 항산 기슭의 다섯 성읍을 바치겠습니다."
💡 商战启示录
장의의 이 책략은 상업 전쟁에서 전형적인 '위협과 유인'을 동시에 구사한 사례로 손꼽힌다. 그는 먼저 조나라의 옛 잘못을 들춰내 연·조 동맹을 이간질하고, 이어 강대한 진나라 군사력으로 위협을 가한 뒤, 마지막으로 '진을 섬기면 안전하다'는 유인책으로 연왕을 굴복시켰다. 현대 비즈니스 협상에서 이 전략은 인수합병이나 협력 협상에 자주 활용된다. 예컨대 어느 인터넷 거대 기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하려 할 때, 먼저 시장 보고서를 통해 경쟁사가 노리고 있고 자체 자원이 한정적임을 지적해 긴박감을 조성한 뒤, 자사 플랫폼의 강점과 자금력을 보여주며 협력하면 트래픽과 자본 지원을 얻을 수 있지만 거절하면 경쟁자에게 압도당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는 장의가 먼저 '조왕의 포악함'으로 연나라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다시 '진이 운중에 군대를 주둔시킴'으로 압박한 뒤, 마지막으로 '서쪽에 강한 진의 지원이 있음'으로 달콤한 유인책을 쓴 것과 같다. 기업 의사결정권자는 이러한 '분할 통치' 화법을 경계하고, 협력 과정에서 독립적 판단을 유지하며 공포나 단기 이익으로 장기 전략적 자주권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장의가 상대의 심리를 꿰뚫고 단계적으로 압박하는 협상 기술을 배워 비즈니스 게임에서 주도권을 쥐는 것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