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략은 ‘명수잔도(明修棧道), 암도진창(暗渡陳倉)’의 박이(博弈) 지혜를 드러내며, 현대 상전(商戰)에서는 ‘전략적 모호성’과 ‘쌍방향 게임’으로 구현된다. 초회왕(楚懷王)은 표면적으로는 연맹(공개적 약속)을 유지하면서도, 암중에는 경쟁자(진국)와 거래하여 이익을 극대화하고 양면전선을 피했다. 이는 상업에서의 ‘경쟁-협력 관계(Co-opetition)’와 유사하다. 기업은 산업 연맹(예: 표준 제정 기구)에 동시에 참여하여 생태적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핵심 경쟁자와 비공개로 기술 라이선스나 시장 분할 협정을 체결하여 단기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 예컨대 애플과 삼성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칩 위탁 생산 협력을 유지한다. 초회왕의 성공은 ‘맹약을 어기지 않고 이익을 얻는’ 데 있었다. 즉 공개 협정을 파기하지 않고, 정보 비대칭을 활용하여 연맹을 협상 카드로 삼은 것이다. 현대 기업은 다자간 게임에서 ‘여백(留白)’을 두는 법을 배워야 한다. 공개적 입장은 강경할 수 있으나, 사적 협상 채널은 남겨두어 ‘양모(陽謀)’로 신뢰를 유지하고 ‘음모(陰謀)’로 실리를 얻는 것이다. 그러나 ‘과도한 투기’를 경계해야 한다. 초회왕이 오국(五國)에게 간파당했다면 신용이 붕괴했을 것이다. 따라서 비즈니스 전략은 단기 이익과 장기 신용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화웨이가 5G 연맹에서 국제 표준에 참여하면서도 ‘비상 계획(備胎計劃)’을 통해 경쟁자와 교섭하며 공수(攻守)를 겸비한 것은 바로 이 책략의 현대적 구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