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왕 희(燕王喜)가 조(趙)나라를 공격하고자 하자, 대신 극신(劇辛)이 간언하였다.
"신이 듣건대, 병기는 상서롭지 못한 물건이요, 전쟁은 위험한 일입니다. 지금 대왕께서 조나라를 치고자 하시는데, 조나라는 사통팔달한 나라로서 백성들이 군사에 익숙하고 병사들이 용맹하고 강합니다. 대왕께서 이를 공격하신다면 공을 세우지 못하고 도리어 패할까 두렵습니다. 헛되이 병력을 소모하고 선왕께서 남기신 기업을 해치게 될 것입니다. 더구나 조나라는 대(代) 땅의 준마와 호(胡) 땅의 사냥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북쪽으로는 임호(林胡)와 누번(樓煩)의 방비가 있고, 동쪽으로는 연(燕)나라와 제(齊)나라의 원조가 있으며, 서쪽으로는 진(秦)나라와 한(韓)나라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대왕께서 반드시 공격하려 하신다면, 조나라와 화친하여 형제의 나라가 되어 함께 강대한 진나라를 막는 것만 같지 못합니다. 신이 생각하기에, 화친하면 양측 모두 이롭고 전쟁하면 양측 모두 손해를 보게 되오니, 원컨대 대왕께서 깊이 헤아려 주소서."
연왕이 듣지 않고 마침내 군사를 일으켜 조나라를 공격하였다. 조나라 대장 염파(廉頗)가 군사를 이끌고 맞서 싸워, 고(鄗) 땅에서 연나라 군대를 크게 무찌르고 연나라 장수 율복(栗腹)을 죽였다. 연왕이 두려워하여 땅을 떼어 화친을 청하자, 조나라가 비로소 전쟁을 멈추는 것을 허락하였다.
💡 商战启示录
연왕 희(燕王喜)의 실패는 자신의 실력과 외부 환경에 대한 오판에서 비롯되었으며, 국신(劇辛)이 전체 국면을 분석하여 제시한 전략적 건의를 간과한 데 있었다. 현대 상전(商戰)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는 부지기수다. 2012년 한 국내 휴대폰 브랜드가 시장 구도와 경쟁사의 기술 장벽을 충분히 평가하지 않은 채 고급 시장에 무모하게 진출했다가 애플과 삼성의 강력한 반격에 직면하여 결국 시장 점유율이 크게 위축된 경우가 그 예이다. 국신이 말한 "화하면 서로 이롭고, 싸우면 서로 상한다(和則兩利, 戰則兩傷)"는 경쟁 전략에 있어 협력의 이성을 드러낸다. 상업계에서 화웨이와 퀄컴이 특허 분야에서 체결한 교차 허락(cross-licensing)은 바로 '화친(和親)' 전략의 현대적 구현이다. 협력을 통해 기술 자원을 공유함으로써 양측의 동반 손상을 피하고, 오히려 제3자의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또한 "조나라에는 사통팔달의 이점이 있다(趙有四達之利)"는 말은 기업으로 하여금 경쟁 상대의 생태계적 우위를 살펴야 함을 상기시킨다.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각자의 생태계 내에서 다각도로 사업을 전개하며 강력한 해자(護城河)를 구축한 것처럼, 신규 진입자가 이러한 생태계 장벽을 무시하고 무모하게 가격전이나 시장 쟁탈전을 벌인다면 자원 고갈에 빠지기 쉽다. 진정한 비즈니스 지혜는 결정에 앞서 국신처럼 적아(敵我)의 형세, 동맹 자원, 잠재적 위험을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데 있으며, 감정이나 단기적 이익에만 휩쓸려서는 안 된다는 데 있다. 세계화된 경쟁 시대에 기업은 더욱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不戰而屈人之兵)" 지혜를 깨달아, 전략적 제휴, 차별화된 포지셔닝, 또는 상생을 통한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우위를 확보해야 하며, 연왕 희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