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왕이 세상을 떠났을 때, 태자는 제나라에 인질로 가 있었다. 소진이 맹상군(설공)에게 말했다.
“그대는 차라리 초나라 태자를 붙잡아 두어, 그것으로 초나라 동쪽의 하동국 땅을 맞바꾸는 것이 어떻겠소?”
맹상군이 말했다.
“그럴 수 없소. 만일 내가 태자를 붙잡아 두면, 초나라가 다른 임금을 세울 것이요, 그렇게 되면 나는 쓸모없는 인질만 껴안은 채, 천하 사람들 앞에서 불의(不義)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될 것이오.”
소진이 말했다.
“그렇지 않소. 나는 그대가 도의를 중히 여긴다 들었소, 나는 이익을 중히 여기오. 지금 초왕이 세상을 떠나고 태자가 제나라에 있으니, 초나라가 다른 임금을 세운다는 말을 그대는 듣지 못했소? 그대가 태자를 붙잡아 두려는 뜻은 진실로 땅을 얻고자 함이 아니라, 이를 빌미로 흥정하려는 것이오. 지금 초나라가 이미 새 임금을 세웠으니, 그대는 이 틈을 타 태자를 붙잡아 두고 하동국 땅을 떼어 바치라고 요구하시오. 그대의 목적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오. 만일 초나라가 주지 않으면, 그대는 초나라와 동맹을 맺고 태자를 돌려보내시오. 그러면 초나라는 반드시 그대에게 감사하며 후하게 보답할 것이오. 그대는 이 기회에 땅을 얻어, 실리를 취하면서도 천하에 신의를 드러내게 될 것이오.”
맹상군이 말했다.
“좋소.”
이에 태자를 붙잡아 두고, 사람을 보내 초나라에 말했다.
“하동국 땅을 내게 주면 태자를 돌려보내겠소. 그렇지 않으면, 나는 한·위·조 삼국과 연합하여 함께 태자를 세우겠소.”
초나라가 두려워하여, 하동국 땅을 떼어 제나라에 뇌물로 바쳤다.
💡 商战启示录
소진의 전략은 상전(商戰)에서의 ‘지렛대 협상’과 ‘이중 게임’의 본질을 드러낸다. 맹상군은 처음에 인질을 억류하는 것이 ‘공질(空質)’의 곤경에 빠질까 염려했다. 이는 기업 인수에서 목표 회사가 이미 새 경영진을 선임했을 경우, 기존 주주의 지분이 효력을 잃는 상황과 유사하다. 그러나 소진이 지적한 바, 핵심은 인질 자체의 가치가 아니라 ‘시기’와 ‘외부 위협’의 조성에 있다. 현대 비즈니스에서 이는 M&A 협상 중 인수 측이 목표 회사의 내부 동요(창업자 사망, 경영진 교체 등)를 활용하여 ‘새 경영진 지지’나 ‘경쟁사와의 연합’을 카드로 내세워 상대방으로 하여금 핵심 자산이나 지분을 양도하게 만드는 것과 같다. 예컨대, 어느 기술 대기업은 경쟁사의 창업자가 사망한 직후, 그 지분을 인수하고 제3자와 연합하겠다고 의도적으로 발표함으로써 핵심 기술 특허를 저가에 확보한 사례가 있다. 소진의 지혜는 첫째, ‘도의’를 ‘거래 도구’로 전환하여 겉으로는 인의를 내세우되 실질적으로는 압박을 가하는 데 있다. 둘째, ‘초인이 군주를 세우는 것’을 이용해 새로운 갈등을 조성함으로써 상대방 내부에 공포를 유발하여 협상 비용을 낮추는 데 있다. 셋째, ‘기한’과 ‘동맹’의 선택지를 설정하여 상대방의 의사결정 압박을 높이는 데 있다. 실제 상전에서 기업은 종종 ‘외부 위협 조성’(백기사(白衣騎士) 영입, 경쟁적 안 제시 등)을 통해 자체 협상력을 높이지만,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 과도한 압박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결사항전하게 만들 수 있으니, 초인이 진실로 삼국과 연합한다면 제국 역시 다전선(多戰線)에 휘말릴 수 있었던 것과 같다. 따라서 협상에서는 여지를 남기고 적절한 시기에 ‘선의의 신호’를 보내야 한다. 소진이 마지막에 ‘태자 귀환’의 선택지를 제시한 것처럼, 거래의 성사를 보장하고 쌍방이 모두 패배하는 결과를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