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의 전략은 현대 상전(商戰)에서 말하는 '경쟁 장벽'의 본질을 드러낸다. 진정한 해자(垓字)는 자원이나 기술이 아니라 사용자 기반과 민심이다. 제나라의 청제(清濟), 탁하(濁河), 장성(長城), 거방(鉅防)은 기업의 특허, 유통 채널, 혹은 브랜드 자산과 같아 겉으로는 견고해 보이나, 사용자(백성)의 경험과 수요를 외면한다면 이러한 장벽은 결국 유명무실해지고 만다. 노키아는 방대한 특허와 제조 역량을 지녔지만, 스마트폰 사용자가 요구한 터치스크린 경험과 생태계의 필요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해 결국 애플과 안드로이드 진영에 의해 전복되었다. 반면 텐센트는 소셜 분야에서 줄곧 사용자 수요를 핵심으로 삼아 위챗 기능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했고, 알리바바나 바이트댄스 같은 거대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었음에도 그 '사용자 연결'이라는 해자는 언제나 견고했다. 소진이 '조(趙)를 두텁게 하고 제(齊)와 단절하라'고 제안한 것은 비즈니스에서의 '합종연횡(合縱連橫)'에 해당한다. 고립된 싸움보다 전략적 동맹을 찾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예컨대 화웨이는 제재를 받을 당시 국내 공급망 및 유럽 통신사들과 적극 협력하여 생태계 동맹을 구축함으로써 외부 압력에 맞섰다. 또한 제민왕(齊湣王)이 '영토 확장에만 힘쓰고 백성을 게을리한' 일은, 기업이 공유 자전거 전쟁에서의 과잉 공급처럼 무분별한 확장에 몰두하며 수익성과 사용자 충성도를 도외시할 경우 결국 현금 흐름이 끊기고 평판이 무너지리라는 경고를 상기시킨다. 진정한 상전의 승리는 일시적인 성지(城池) 공략이 아니라, '민심'—즉 사용자와 직원의 신뢰를 끊임없이 얻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