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왕(魏王)이 한단(邯鄲, 조나라의 수도)을 치려 하였다. 계량(季梁)이 이 소식을 듣고 가던 길을 돌이켜 반쯤 와서는, 옷깃이 구겨져 바로잡을 겨를도 없이, 머리 위의 티끌을 털 겨를도 없이 위왕을 뵙고 아뢰었다.
"신이 오늘 돌아오는 길에 큰길에서 한 사람을 만났는데, 그가 수레를 몰아 북쪽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신에게 말하기를 '저는 초나라로 가려 합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신이 말하기를 '초나라로 가려거든 어찌하여 북쪽으로 가는가?'라고 하니, 그가 말하기를 '제 말이 좋아서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신이 말하기를 '말이 좋다 한들, 이는 초나라로 가는 길이 아니오'라고 하니, 그가 말하기를 '제 노자가 많아서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신이 말하기를 '노자가 많다 한들, 이는 초나라로 가는 길이 아니오'라고 하니, 그가 말하기를 '제 마부가 수레를 잘 몰아서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여러 가지가 잘된들, 초나라에서 더욱 멀어질 뿐이옵니다.
지금 폐하께서는 매번 움직이실 때마다 패업(霸業)을 이루고자 하시며, 천하에 믿음을 얻고자 하시나, 나라의 강함과 군대의 정예함을 믿고 한단을 쳐서 땅을 넓히고 명성을 높이려 하십니다. 폐하께서 이러한 거동을 거듭하실수록, 천하에 패업을 이루는 목표에서 더욱 멀어질 뿐이오니, 이는 마치 초나라로 가려다 북쪽으로 가는 것과 같사옵니다."
💡 商战启示录
계량(季梁)의 ‘남원북철(南轅北辙)’ 우화는 상전(商戰)에서 집행의 효율보다 전략적 방향이 더 중요하다는 철칙을 드러낸다. 현대 기업은 흔히 ‘자원의 함정’에 빠진다. 자금이 두텁고 기술이 앞서며 팀이 우수하다고 믿으면 잘못된 시장이나 잘못된 궤도에서 질주를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투입이 많아질수록 핵심 목표에서 더 멀어진다. 예컨대 한때 휴대폰 업계의 거인이었던 노키아는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능력과 막대한 자원을 지녔음에도 피처폰 시장에 집착하며 스마트폰의 터치스크린 혁명을 외면했다. 그 ‘말이 좋고, 비용이 넉넉하며, 마부의 솜씨가 뛰어난’ 조건이 오히려 몰락을 앞당겼다. 반면 아마존은 초기부터 ‘고객 중심’이라는 장기 전략을 분명히 세우고, 단기 적자에도 불구하고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 서비스 확장을 고집하여 마침내 제국을 이루었다. 또 다른 사례로 코닥은 디지털 카메라를 발명하고서도 필름 사업을 보호하기 위해 신기술을 묻어두다가 결국 시장에서 도태되었다. 상전 속의 ‘위왕(魏王)’은 흔히 단기적 확장의 유혹에 빠진다. 무분별한 다각화나 무관한 분야로의 진출을 감행하면서도 본래의 시장 포지셔닝과 고객 가치를 잊어버린다. 진정한 전략가는 ‘북쪽’의 방향, 즉 기업의 사명과 핵심 목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여 전술적 근면으로 전략적 나태를 덮지 않도록 한다. 계량의 간언은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자원이 두터울수록 방향의 오류를 더 경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매번의 가속은 단지 목표에서 더 멀어질 뿐이다. 관리자는 계량처럼,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이 길이 초나라로 통하는가’를 냉정히 살펴야 하며, 자신의 조건에 맹목적으로 자신하지 말아야 한다.